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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륙에 꽃 핀 유럽의 식문화
대항해시대에 인류는 바다를 지배하려 했다. 세계 각지를 연결하는 항로에는 막대한 식자재와 향신료, 기호품 등을 실은 배들이 떠다녔다. 유럽인들의 주도로 신대륙과 구대륙의 대규모 교류가 진행되었다. 유럽인들은 신대륙의 동물과 식물을 대량으로 들여왔고, 생태계의 모습이 크게 변화된다. 구대륙으로 생산성 높은 곡물이 전파되자 식문화의 커다란 변화를 맞는다. 특히 신대륙은 구대륙과 비교할 수 없이 변화했다. 미국의 대 평원과 아르헨티나 팜파스 초원은 유럽인들을 위한 거대한 식량 창고가 되었다. 대항해시대 이후의 유럽인들은 신대륙의 식자재 등을 싼 가격에 들여왔고, 유럽의 공업 제품은 고가에 팔았다. 많은 유럽인들은 신대륙으로 이주해 유럽인 기호에 맞는 식자재를 대량 생산했다. 이렇게 무역의 규모가 커지면서 자본주의 경제가 시작되었다. 생산량의 급증으로 대중적인 식료품들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대중 상품으로 바뀌었다. 신대륙은 유럽인들에 의해 제2의 유럽이 되었고, 음식 문화가 혁명적으로 변화되었다.
신대륙의 작물이 살린 구대륙
1. 감자
감자는 추운 날씨에도 단기간에 잘 성장하기 때문에 주요한 작물이었다. 감자의 성장에는 충분한 물이 필요했기 때문에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유럽은 땅속에서 자라는 땅속줄기 작물이 없어서 감자를 버섯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다. 감자는 비타민C가 풍부해 괴혈병을 막고 오랜 시간 보관이 가능한 장점이 있었다. 선원들의 식량으로 환대받으면서 유럽 각지로 보급된다. 날씨가 춥고 척박한 지역일수록 감자를 더욱 선호했다. 감자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유용한 구황작물일 뿐만 아니라, 전쟁에서도 중요한 식량이었다.
2. 고구마
고구마는 아시아의 기근을 해결해주고 인구 증가에 크게 공헌한 작물이다. 고구마는 칼로리 공급이 높고 장기간 보존이 가능했다. 일본의 에몬이란 어부카 사쓰마에 류큐의 고구마를 들여왔다. 사쓰마 토지는 화산재로 덮여 곡물이 잘 자랄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고구마 덕분에 살아갈 수 있었다. 어부 에몬을 기리는 신사가 아직 있다.
3. 옥수수
콜럼버스는 신대륙에서 옥수수를 가져왔다. 밀의 대용품으로 가난한 구대륙 사람들을 구했다. 옥수수는 재배하기 쉽고 생산성이 높은 작물로 유명하다. 빵, 유제품, 육식만으로 이뤄진 유럽 식단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포르투갈인에 의해 아시아로 흘러들어왔다. 옥수수는 콜럼버스 항해로, 100년이란 시간 동안 세계를 일주하며 전파되었다.
세계를 사로잡은 신대륙의 작물
1. 토마토
토마토는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작물이다. 특히 유럽인들의 토마토 사랑은 각별했다. 처음 본 토마토는 노란빛을 뗬기 때문에 사랑의 사과, 황금사과라고 불렸다. 토마토는 안데스 고지대가 원산지이다. 멕시코로 전해진 후에 품종이 개량되어 크기가 커졌다. 토마토가 유럽에 전파된 것은 두 가지 설이 있다. 한 스페인 선원이 전했다는 설과, 콜럼버스가 두 번째 항해에서 가져왔다는 설이다. 17세기 일본에 포르투갈인이 토마토를 들여왔지만 특유의 풋내 때문에 선호하지 않았다. 유럽의 토마토 재배는 17세기 이후에 시작되었다. 기후가 온난한 이탈리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해 시칠리아 섬은 세계 최대의 토마토 산지가 되었다. 18세기 초 토마토를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19세기 중반 이탈리아 전역에서 토마토를 사용한 피자를 만들어 먹었으며 토마토 통조림도 발명되었다. 이탈리아는 현재 토마토 생산량이 유럽의 40%를 차지하고, 국민 1인당 토마토 소비량은 55kg에 달할 정도로 토마토 사랑이 압도적이다.
2. 강낭콩, 땅콩
강낭콩은 중남미에서 온 식자재로, 콜럼버스가 유럽에 보낸 후 신대륙을 대표하는 콩이 된다. 채식주의자인 의사가 식물성 지방과 단백질을 다량 함유한 땅콩을 건강식으로 보급하기 위해 땅콩버터를 만들었다. 땅콩버터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3. 칠면조
칠면조는 겉모습과는 달리 육질이 부드럽다. 원주민의 식문화였다가 유럽의 이민자들에게 흡수되어 기독교 세계를 만났다. 1620년 영국인 청교도가 탄압을 피해서 보스턴 동남부로 갔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그들을 도와준 원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감사제를 열었다. 그 때 먹던 요리가 칠면조 요리다.
4. 고추, 타바스코
콜럼버스가 고추를 스페인으로 가져갔다. 스페인에서는 아주 매운 것을 칠리라고 부른다. 유럽에서는 타바스코 소스가 유명하다. 주 재료인 고추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고추에 소금, 향신료를 넣어 3년간 발효시킨 것이 타바스코 소스이다. 강렬한 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고추는 고유한 향신료가 존재하는 아시아의 식문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5. 초콜릿
초콜릿의 원료는 카카오다. 카카오는 아마존강 유역이 원산지다. 카카오를 건조해 분말로 만들면 코코아가 된다. 아즈텍인과 마야인은 카카오 씨앗을 고추 씨앗과 함께 끓여 초콜라 틀이라는 음료를 만들었다. 스페인에서는 고추 대신 바닐라와 설탕을 넣어 오늘날의 초콜릿을 만들었다. 아즈텍의 쓰고 매운 음료가 스페인에서 달콤한 초콜릿을 바뀐다. 스페인의 귀족들은 초콜릿을 국외로 내보내기 싫어했고, 자신들만 먹고 싶어 했다. 17세기 초 프랑스 루이 13세와 스페인 왕녀 안 도트리 슈가 결혼을 하면서 코코아가 프랑스 귀족에게 전파되었다. 스페인의 카카오 독점은 네덜란드인에 의해 무너졌다. 베넬수엘라의 카카오를 카리브해 퀴라소섬에 옮겨 심어 유럽으로 수출했다. 네덜란드 화학자 콘라드 반 호텐이 카카오의 지방을 제거해 분말로 만드는 기계를 발명해 코코아 파우더를 만든다. 영국 서부 브리스톨에서는 카카오 분말을 넣어 굳힌, 오늘날의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초콜릿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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