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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중심 유라시아 대륙
유라시아 대륙은 항상 인류 역사의 중심이다. 수많은 식문화가 바닷길, 초원길, 실크로드로 연결되었다. 이주, 무역, 종교, 포교, 무역 때문에 식자재, 조미료, 요리 방법 등의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8세기 이슬람의 대정복 운동 이후 페르시아와 지중해 세계가 붕괴한다. 거대한 이슬람 제국이 유라시아를 지배한다. 아바스 왕조는 유라시아를 연결한 상권을 만들었으며 문화 교류에 큰 역할을 한다. 9세기에 인도의 식자재가 서아시아를 넘어 이슬람 세계로 전해지고, 13세기에는 몽골 제국이 유라시아를 통일시키면서 바다와 육지의 교역을 지배한다. 중국은 오랫동안 실크로드를 통해 참깨를 수입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문을 여는 주문이 열려라 참깨인 이유는, 참깨의 껍질이 익으면 네 갈래로 찢어져 씨앗이 땅에 떨어진다. 그 모습을 동굴의 문을 여는 것으로 비유한 것이다. 이슬람은 영양이 풍부한 참깨를 신비한 이미지로 해석했다. 유라시아를 통한 바다 교역도 활발해지면서 원거리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들로부터 박이 사랑을 받았다. 박은 박고지로 먹을 수도 있지만, 열매가 다 익었을 때 겉껍질이 딱딱해져 액체를 담을 수 있었다. 그게 바로 호리병이다.
초원길과 사막을 이동한 식자재
1. 치즈와 두부
광활한 대초원에 사는 유목민은 주로 양을 사육한다. 다른 무리와 10km 남짓 떨어져서 5~6가구가 집단생활을 한다.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주변 물자와 가축에게 얻었다. 유목 사회에서 가축의 젖은 매우 중요하다. 우유를 장기간 보존하기 위해 발효기술이 발달했다. 유목민이 만든 대표적인 발효 식품은 치즈이며, 오늘날 전 세계에는 800여 종의 치즈가 만들어진다.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분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가 요구르트다. 이탈리아의 여러 치즈 종류 중에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파르메산 치즈는 수분이 40% 이하로 적어서 보관이 용이하다. 두부는 중국 유목민이 치즈를 모방해서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동아시아 쪽에서는 가축의 젖을 구하기 어려웠던 시대였기때문에 치즈가 없었다. 유목민이 중국 본토로 진출하면서 여러 가지 식문화가 들어왔다. 하지만 유목민의 세력이 줄어들면서 유제품도 사라졌다. 중국에서 흔하게 사용하던 콩으로 대용품을 만든 것이 바로 두부다. 두부는 한국과 일본에도 전해졌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 유목과 농경의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 탄생했다. 원 제국시대에 중국 전역으로 두부가 퍼져나가게 되었고, 서민들이 쉽게 즐기는 대표적인 음식이 되었다.
2. 상차이, 코리앤더, 고수
고수는 특유의 향과 독특한 쓴맛을 가진 미나릿과 채소이다. 고수의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으로, 상인들이 실크로드를 오가며 건위제나 해독제로 소개했다. 서양에서는 고수를 코리앤더라고 부른다. 빈대 벌레와 아니스 씨앗의 합쳐진 말로, 덜 익은 열매에서는 벌레 썩은 냄새가 나고 잘 익은 열매에서는 아니스 같은 좋은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잘 익은 고수의 열매는 주로 약제로 사용되었다. 사막을 건너 실크로드를 여행하는 상인들이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렸는데 비타민C의 결핍이었다. 고수 잎을 염장해서 비타민C를 보충했고, 열매는 상비약으로 사용했다. 중국에서 고수는 상차이(향채)로 정착한다. 상차이는 주로 어린 고수잎을 사용한다. 고기의 잡내를 없애주고 음식 데코레이션으로 사용했다. 원나라 때 몽골 문화의 유행으로 양고기를 많이 먹었는데 그 때 상차이가 많이 사용되었다. 고수는 향이 강하기 때문에 담백한 일본 음식에는 맞지 않아서 중국식에만 많이 보급되었다.
3. 햄버거스테이크
몽골제국은 원정을 갈 때 마다 병사 한명이 7마리 정도의 말을 끌고 갔다. 말 한마리당 하루 70km를 움직였고, 비상시에는 말을 식량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말고기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기생충이 없어서 생고기로 섭취가 가능했다. 생고기를 잘게 썰어 안장밑에 넣어두고, 말을 타는 동안 안장 아래 고기가 적당히 뭉개져서 먹기 좋은 상태가 되었다. 이 음식을 타르타르스테이크라고 불렀다. 타르타르스테이크가 독일 함부르크에 전해지자 철판위에 구운 햄버그스테이크가 탄생했다. 1850년대 독일 이민자들의 의해 미국으로 전파되었다. 미국에서는 햄버그스테이크를 패티로 사용해 햄버거를 만들었다.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간편식으로 미국 전역에 퍼졌고, 햄버거와 코카콜라는 전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말고기를 먹는 문화가 없었다. 그래서 말고기 대신 소고기를 사용한 육회를 만들어 먹었다.
바닷길에서 선원들을 살린 식자재
1. 향신료
세상에는 수백 종류의 향신료가 존재한다. 그 중에 4대 향신료는 후추, 클로브(정향), 너트메그(육두구), 시나몬이 있다.중세 유럽에서는 향신료가 귀해 은과 같은 가치를 지녔으며 후추 한줌으로 소를 2마리 살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말루쿠 제도에서 오랫동안 독점한 결과로 클로브와 너트메그가 특히나 비쌌다. 생산지가 한정적이라 유럽, 중국, 이슬람에서는 매우 고가였지만 현지 주민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주민들과 매우 싼 가격에 교환했고, 상인들은 원거리 무역에서 비싸게 팔아 막대한 부를 쌓았다. 중세유럽 사회의 육식 문화로 후추는 화폐의 가치를 지닐 정도로 귀했다. 인도 서남 해안 말라바르 현지에서 싼 가격에 후추를 공수해오기 위해서 대항해 시대가 열리게 된다. 후추는 열대 기후에서 자란다. 유럽에서 생산이 불가한 이유다. 인도의 캘리컷은 대표적인 후추의 출항지이다.
2. 라임과 레몬
레몬은 10세기 무렵 이집트로 전해졌다. 십자군원정을 거쳐 12세기에는 스페인까지 도달했다. 지중해와 대서양의 무역이 연결된 15세기 코르시카와 시칠리아에서 약으로 재배되었다. 레몬은 비타민C를 50mg 함유 하고 있어서 바다 위 선원들의 괴혈병을 예방했다. 유럽과 교역하던 미국 플로리다에서 레몬을 대량 생산했지만 냉해를 입었다. 미국의 레몬 생산지는 캘리포니아로 옮겨졌고 세계 최대 생산지로 거듭난다. 포르투갈에서도 리스본 레몬을 탄생시킨다. 민간요법으로 레몬을 먹어왔는데 18세기 영국 해군 군의관 제임스 린드에 의해 레몬의 효능이 증명된다. 레몬을 닮은 라임도 비타민C가 풍부하다. 탐험가 제임스 쿡의 배에는 라임이 가득 했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을 항해했지만 괴혈병을 앓은 선원은 단 한명뿐이었다. 라임도 레몬과 비슷한 효능으로 괴혈병을 예방하는 과일로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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